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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천둥의 시대 - 미국의 서부 정복과 아메리칸 인디언 멸망사  
저자: 햄프턴 시드, 홍한별 | 출판사: 갈라파고스 | 간행일: 2009년 11월
분야: 역사/풍속/신화 | 쪽수: 704쪽 | 정가: 28,000원
28,000원 → 22,680원 ( 19%), 반디앤루니스
2010년 03월 18일 11시 14분
추천 : 1     조회 : 449
글쓴이: 인디언
『피와 천둥의 시대-미국의 서부 정복과 아메리칸 인디언 멸망사』(이하 『피와 천둥의 시대』)는 《타임》 《워싱턴 포스트》 《덴버 포스트》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북 센스’ ‘산악 평원 서적’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솔트레이크 트리뷴》 《시애틀 타임스》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전서》 《포틀랜드 오리거니언》 ‘히스토리 북 클럽’ 등 수많은 유력 매체가 선정한 2006년 ‘올해의 책’으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햄튼 사이즈의 대표작이다. 출간 즉시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뉴욕 타임스》 및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히스토리 북 클럽과 미국 서부 작가 협회에 의해 ‘최고의 역사서’로 뽑혔다. 소설 못지않은 극적인 서사와 재미, 감동을 갖춘 대작으로 현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로 제작 중에 있다. 2012년께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피와 천둥의 시대』는 혼란과 모순의 시대였던 19세기 미국의 서부 정복담을 다루고 있으며, 동시에 아메리칸 인디언의 멸망과 몰락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태풍 같은 서사의 중심에는 인디언을 학살하는 자와 학살당하는 인디언, 바로 키트 카슨과 나바호가 있다. 이 책은 일자무식 산山 사나이이자 인디언의 신실한 친구였던 키트 카슨이 어떠한 연유로 인디언 학살의 주범이 되어 서부 시대의 영웅으로 거듭나게 되는지, 미국 서부 정복의 이면에 감춰진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며, 아메리칸 인디언 중 가장 번창했던 나바호족이 땅에 굶주린 자들과 탐욕에 눈 먼 자들에 의해 어떻게 파멸되어갔는지를 처절하리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시각, 박진감 넘치는 서사, 속도감 있는 전개, 치밀하고 유려한 묘사를 겸비함으로써 읽는 재미와 역사적 감동을 고루 갖춘 기록 문학의 걸작이다. 또한 멕시코 전쟁, 남북 전쟁 등 미국 역사의 굵직굵직한 장면들이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미국이 실제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서부를 정복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책이다.

「새로운 사람들」 「분열된 나라」 「살인자 괴물의 재림」의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내용은 저자 햄튼 사이즈의 열정적이고 치밀한 연구 조사 및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서술되었다. 먼저 제1부 「새로운 사람들」에서는 이 책의 주인공인 키트 카슨과 나바호, 그 밖의 서부 정복과 관련된 인물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긴 이야기의 서막이 열린다. 카슨이 태어나고 자라온 배경, 인디언과 가깝게 지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그가 나바호의 반대편에 서게 되기까지의 과정들, 나바호를 둘러싼 주변 정황의 변화, 서부 정복의 시작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제2부 「분열된 나라」에서는 나바호와 미국 사이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멕시코 전쟁 등 미국사의 주요한 장면들이 관련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 비중 있게 다뤄진다. 영토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아귀다툼, 환희와 좌절이 교차하는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엿볼 수 있다. 끝으로 제3부 「살인자 괴물의 재림」에서는 막판으로 치닫는 미국 진영과 나바호 간의 전쟁, 그 참혹한 결말을 들여다보며, 남북전쟁과 키트 카슨의 죽음에 관한 내용을 같이 살펴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아메리카, 그 찬란한 영광에 드리운 짙은 그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 말미에는 주, 참고 문헌, 찾아보기 등의 자료를 함께 수록하여 내용의 이해를 도왔다.

‘새로운 사람들’의 출현
미국의 역사는 한마디로 ‘피의 역사’이다. 아메리카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을 담보로 오늘의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이 책은 그러한 미국의 역사 가운데서도 가장 잔악하고 혼란한 시기였던 19세기 서부 시대의 그림을 펼쳐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키트 카슨이라는 서부 시대 최대의 영웅이 있다. 또한 정복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된 아메리칸 인디언도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이 책은 최대의 인구를 자랑할 정도로 번창했으나 오늘날 거의 몰락하다시피 한 나바호 인디언에 조명을 비춘다.

“켄터키 주 메디슨카운티의 한 통나무집에서 1809년” 태어난 키트 카슨은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인물이지만 미국인들에게는 대단히 친숙한 서부 시대의 아이콘이다. 그의 가족은 당시 수많은 미국인들이 그랬듯 “미주리 강 가까이에 있는 황무지에 자리 잡고 (……) 넓은 지역에서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개척민이었다. 그가 살던 미주리 강 골짜기 근처에는 “위네바고, 포타와토미, 키카푸 인디언” 등 이미 오래전부터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카슨은 자연히 그들과 어울려 지냈다. 카슨은 인디언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그들의 방식을 존중했다. 그러나 서부 정복의 또 다른 주역인 군 지형학자 프리몬트의 서부 원정대에 참가하게 되면서 카슨의 인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궤도를 그리게 된다.

나바호는 뉴멕시코 지역을 기반으로 유목 생활과 농사를 병행하며 살아가던 아메리칸 인디언 최대의 종족이었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거대한 신대륙에 발을 들이고, 에스파냐와 멕시코에 이어 미국마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해오자 다른 인디언들과 마찬가지로 끝내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발을 담그고 만다. 나바호는 그간 에스파냐와 멕시코를 상대로 우월한 싸움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들 미국인들은 달랐다. 나바호의 원로인 나르보나의 독백을 보면 당시 미국인들을 향한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공포심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나르보나는 미국의 논리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어떻게 미국인들은 멕시코인들과 전쟁을 벌이고 나서 그다음에는 바로 자기들이 멕시코인들의 친구라고 선언하며 멕시코인들의 적(나바호)을 물리치겠다고 맹세하는 것일까? 도대체 이렇게 변덕스러운 사람들이 다 있을까? 그때 나르보나는 폭발음을 들었다. 미국 대포가 발포되는 엄청난 소리였다 (……) 당시 많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미국 화포에 대해 극도의 비이성적인 공포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나르보나는 이들은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라는 걸 깨달았다. 소문이 옳았던 것이다. 미군은 정말로 번개를 쏘아댔다 (……) 나르보나는 이들을 간결하게 이렇게 불렀다. ‘새로운 사람들.’”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싸워 이길 것인가. “새로운 사람들”에 의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임이 암시되는 가운데 나바호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다.

저자인 햄튼 사이즈는 ‘피’와 ‘천둥’으로 상징되는 시대, 잔혹한 죽음과 고막을 찢을 듯한 화포 소리가 난무하던 이 모순된 나날들과 그 안에 속한 사람들의 삶을 열정적인 연구 조사와 방대한 사료들을 이용해 충실히 재현하고자 했다. 특히 이 책의 제1부인 「새로운 사람들」에서 그러한 사이즈의 노력은 빛을 발한다. 긴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 격인 1부에서 키트 카슨과 나바호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각 장마다 순차적으로 등장하여 서부 정복의 밑그림을 완성해나간다. 그 과정은 상당히 구체적이며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저자 사이즈는 사건의 진행을 대단히 효과적이고 치밀한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각 장에서 각기 다른 인물들의 목소리를 풀어놓음으로써 하나의 사건을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구성한 것이다. 역사물이지만 이 책이 한 편의 잘 씌어진 소설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저자가 발굴해낸 역사적 사실은 서사를 획득한 채 하나의 이야기로 다듬어지고, 등장인물의 행동은 설득력을 얻는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의 독자는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다.

끝 모를 미국의 정복욕
이미 미국의 영토 확장 정책은 노골적인 진행 단계에 있었다. 미국은 “매년 증대하는 수백만의 인구가 자유롭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욱 뻗어나가 신이 내려주신 대륙 전체를 차지해야” 한다는 논리로 그들의 ‘자명한 운명’을 천명하기에 이른다. 결국 미국은 멕시코 소유의 서쪽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1846년 멕시코 침략을 감행한다. 이 책의 제2부 「분열된 나라」에서는 멕시코 전쟁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지며 나바호와 미국의 대결 구도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멕시코 전쟁은 미군이 처음으로 “다른 나라의 광대한 영토를 침략하고 점령하려 나선 정복 전쟁”이었다. “엄청나게 큰 규모의 노골적인 강탈”이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제임스 K. 포크는 “거의 1,6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가서 그때 미국 크기의 절반에 달하는 영역을 정복”할 야심을 품는다. “샌타페이에 다다라서 뉴멕시코를 차지한 뒤 계속 서쪽으로 가서 오늘날의 애리조나 전체, 콜로라도, 유타, 네바다의 일부를 정복하고 마침내 캘리포니아까지 손에 넣어 푸른 태평양에 성조기를 휘날리는 최고의 성과”를 거두려 한 것이다. 그러나 무모한 듯 보였던 대통령의 꿈은 카슨을 비롯한 많은 인물들의 활약으로 마침내 현실이 된다.

프리몬트의 원정대에 참가한 카슨은 상관의 신임을 얻어 입지를 굳건히 다져나갔다. 그러던 중 서부군의 지휘자인 스티븐 워츠 커니 장군을 만나 정복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커니는 멕시코의 영토였던 뉴멕시코를 손쉽게 정복했지만 뉴멕시코 전역을 활보하며 전혀 물러날 기새를 보이지 않는 나바호를 몰아내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었다. 이에 그는 누구보다 인디언에 대해 잘 아는 카슨을 자신의 길잡이로 채용하여 나바호 축출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나 카슨은 결코 “인디언을 미워”한 사람이 아니었다. “추상적인 인종주의적 혐오감”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카슨은 “아메리칸 인디언을 죽였지만 그들과 친구가 되기도 했고 사랑하기도 했으며 땅에 묻기도 하고 결혼하기도” 했다. 카슨의 행동은 얼핏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비이성적인 혼란과 이율배반으로 뒤범벅된 피와 천둥의 시대 그 자체였다. 저자인 사이즈는 카슨을 과장된 영웅으로도 추악한 인디언 학살자로도 그리지 않는다. 다만 관찰하고 기록하는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의 ‘인간’으로 묘사할 뿐이다.

한편으로 나바호는 이 모든 일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미국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었다. 워싱턴 D. C.가 무엇인지, 제임스 K. 포크는 누구이고, 자명한 운명이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백인에 대해서도 거의 몰랐고 이 지구에 그렇게 다른 모습과 행동과 말과 종교와 사회를 가진 사람이 있으리라고 생각해본 일도” 없었다. “왜 그렇게 머나먼 길을 와서 자기네 조상이 살던 땅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 발자취를 남기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닥쳐올 시련에 언제까지나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바호는 미국이 강한 상대라는 것을 깨닫고 굴욕적인 조약을 감내하며 충돌을 막아보려 한다. 하지만 평화를 다짐한 서로의 약속은 금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돌 때마다, 윤택해 보이는 땅덩이가 발견될 때마다, 혹은 그 밖의 잡다한 이유들이 생길 때마다 미국의 입맛에 맞게 그때그때 바뀐다. 결국 나바호는 미국을 상대로 전력을 다해 싸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서부를 둘러싼 진짜 전쟁이 시작될 참이었다.

빼앗긴 대지
미국은 멕시코 전쟁을 통해 엄청난 영토를 획득했다. 그러나 광대한 땅으로 이루어진 이 연방국은 곳곳에 산적한 난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노예 문제였다. 상공업이 발달하고 도덕적 명분과 민주적 가치의 실현을 중요시한 북부는 기본적으로 노예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대단위 농업에 의존하여 경제활동을 꾸려가는 남부는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했다. 남부는 노예제 폐지에 극렬히 반대한다. 결국 1861년 남부와 북부는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싸움을 시작하며 아메리카는 다시 한 번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침잠한다.

카슨은 활약은 이때에도 계속된다. 그는 북부의 편에 서서 북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그러나 결국 그가 맡아야 할 가장 큰 임무는 인디언 전쟁, 바로 나바호 섬멸 작전의 기수가 되는 것이었다. 부담을 느낀 카슨은 정중히 거절한다. 그러나 충성을 다짐했던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그는 나바호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그들이 밀집해 있는 곳, 악마의 협곡이라 불리던 캐니언드셰이에 발을 들여놓는다.

1862년 늦봄, 이제 미국은 “이전과 다른 나바호 공격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다. 야심차고 결정적인 계획. 디네(나바호) 땅에서 일부를 떼어내어 서쪽 멀리에 진정한 나바호 보호구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 이제 적당히 대처할 때는 지나갔다. 이번에야말로 궁극적인 해결책, 최후의 결전”이 될 것이었다. 이 계획을 주도한 캔비 대령은 “워싱턴에 있는 상관에게 보내는 글에서 다음처럼 밝힌다. ‘나바호의 절멸 아니면 정착지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주시켜 식민지화하여 뉴멕시코 준주 주민들로부터 떼어놓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 대령은 자신의 구상을 성사시키지는 못한다. 그러나 캔비의 계획은 그의 뒤를 이은 제임스 칼턴이라는 장교에 의해 더욱 잔악한 방식으로 실행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제3부 「살인자 괴물의 재림」에서는 남북전쟁의 극적인 장면들과 함께 바로 이 비극적 이야기의 전모가 밝혀진다.

칼턴은 “현학자, 철두철미한 사람, 완벽주의 때문에 후회를 모르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의 그런 성품이 나바호 보호구역인 ‘보스케레돈도’의 설계를 가능케 했다. 카슨은 캐니언드셰이 ‘초토화 작전’을 통해 나바호가 지닌 모든 것을 빼앗았다. 나바호는 완전히 항복했다. 이제 살아남은 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자신들에게 지정된 보호구역으로 떠나야만 했다. 그러나 보스케레돈도를 향하는 길은 엄청난 인내와 체력을 요했다. 이 길에서 많은 수의 나바호가 고향에서 쫓겨난 충격, 매서운 추위와 극심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사망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나바호의 “먼 길”이다. 나바호의 먼 길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슬프고 처절한 대목 중 하나이다. 사이즈는 나바호 역사에 있어 가장 비극적인 이 사건을 매우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재현해낸다.

“그들은 몸에 걸친 낡은 옷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한 줄로 수 킬로미터에 걸쳐 늘어선 채 고원사막 지대에 거세게 몰아치는 봄눈 사이로 터벅터벅 걸었다. 나바호 땅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이 솟았다. (……) 이들은 자기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몰랐고 그곳에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동쪽을 향해서 계속 걸을 펻이었다 (……) 수백 명의 나바호가 질병, 추위와 피로로 쓰러졌다. 인디언들 대부분은 거의 벌거벗은 상태였고 곧 동상에 걸렸다. 이 불행한 무리가 보스케에 도달하기까지 길 위에서 110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보스케레돈도 계획은 완벽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나바호는 보호구역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은 여전히 기존의 관습을 버릴 생각이 없었다. 강요된 농사는 완전히 실패했고 정부의 원조 외에는 먹을 식량조차 없었다. 칼턴은 자신이 수립한 계획에 과도하게 집착했지만 결국 실패의 책임을 면치 못하고 해임된다. 여기 보스케레돈도에서만 나바호 인구의 3분의 1이 죽었다. 참담한 사건이었다. 결국 나바호는 이 저주받은 땅에서 해방돼 고향 부근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받는다. “원래 자기네 땅보다 훨씬 좁은 새 보호구역”이었다. 그래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리오그란데에 다다라 (그들의 성스러운 산 중 하나인) 푸른 구슬 산을 보았을 때, 나바호들은 주저앉아 울었다. 마누엘리토의 말에 따르면 ‘이게 정말 우리 산인가 의아했다. 우리는 땅과 이야기를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너무 행복해서였다.’”

나바호는 지금도 이 보호구역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바호뿐만 아니라 서부 시대 이후 살아남은 인디언 대부분이 오늘날 감옥이나 다름없는 척박한 보호구역 안에 갇혀 과거 불행했던 역사의 끈을 간신히 붙들고 있다. 민족의 비극, 잃어버린 정체성, 차별의 시선과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삶은 여전히 고되다.

나바호가 새로운 보호구역으로 들어가던 해, 카슨은 지병을 얻어 사망한다. 그는 훗날 서부 정복의 영웅으로서, 영토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데 있어 널리 추앙받지만, 오늘날에는 인디언 학살의 주범, 모순적인 인간의 전형이라는 불명예 속에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서부 정복의 영광을 논하는 책도, 인디언들의 교훈적인 삶을 이야기하는 책도 아니다. 그저 ‘피’와 ‘천둥’으로 상징되는 혼란의 시대상과 역사적 사실들을 멀리 관찰하듯 객관적이고도 엄정하게 그려나간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그 안에 기뻐하고 슬퍼하고 숨 쉬고 눈물 흘리는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새겨 넣었다는 점 때문이리라. 거친 시대를 살아간 이들, 한낱 ‘인간’에 불과했던 자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기 위해 사이즈는 진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 또한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카슨이라는 희대의 인물을 국내에 거의 처음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비극적인 역사를 지녔지만 다른 아메리칸 인디언들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나바호의 역사를 온전히 조명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일 것이다. 서부 정복에 관해 그 어떤 책보다도 정직하고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책. 『피와 천둥의 시대』는 ‘기록문학의 걸작’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머지않아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책이다. 

서부 정복에 대한 야심차고 광범위한 서술. 대부분의 미국인이 모르고 있는 역사의 드넓은 빈자리를 매혹적으로 들려준다.
- 뉴요커
 



생생한 인물이 가득하고 사건이 계속 이어지며, 긴 파노라마 같은 영상으로 위대한 남서부를 그려내어 눈을 즐겁게 한다.
- 뉴욕 타임스
 



서부를 탐사하고 대양에서 대양까지 뻗어나가는 미 제국을 이루기 위해 사반세기 동안 계속된 모험 이야기. 역사를 되살리는 적절한 인물, 사건, 세부 사항을 빠뜨리지 않았다.
- 유에스에이 투데이
 



매혹적이다. 서부 정복에 관한 대담하고 포괄적인 진술.
- 보스턴 글로브
 



황홀하고 기념비적이다. 『피와 천둥』은 미국사의 중대한 순간을 놀랄 만큼 구체적으로 그려냈을 뿐 아니라 품격 있고 유려한 문체로 서술했다.
- 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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