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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컬처 -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저자: 데이비드 캘러헌, 강미경 | 출판사: 서돌 | 간행일: 2008년 12월
분야: 인문 | 정가: 18,000원
18,000원 → 10,910원 ( 39%), 인터파크도서
2010년 09월 05일 20시 37분
추천 : 1     조회 : 272
글쓴이: 치팅
속이는 자가 이기는 사회 시스템
정직과 윤리는 우리 사회의 큰 덕목이었다. 우리들은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통해 정직해야 한다고 배웠다. ‘거짓말하는 사람’을 손가락질하고 등을 돌리기도 하며, 악한 짓을 하면 당연히 벌을 받는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권선징악 속 이야기처럼 달콤하지 않다. 엄청난 거짓말을 하거나 사기를 치고도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사람이 주변에 넘쳐난다. ‘탈세’ 혐의를 받은 기업은 여전히 굴지의 기업으로 대접받고, 학력을 속인 연예인은 단 몇 마디 반성의 말로 방송에 복귀하며, 주가조작과 사기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후보들이 부를 등에 업고 정치계의 스타로 등극한다. 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이의 원인을 바로 ‘속이는 자가 이기는 사회 시스템’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치열한 경쟁을 독려하는 극단적인 자유 시장경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자유로운 시장은 자유의 핵심이자 번영에 이르는 가장 적절한 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과거 같으면 뻔뻔스런 탐욕이나 속임수로 간주되었을 행동이 쉽게 합리화되었다. 전에는 수익 창출, 비용 절감, 숫자 조작, 편법 사용과는 거리가 멀었던 많은 곳에서 자유시장의 힘이, 오랫동안 지속된 사회규범과 직업윤리를 밀어냈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그 힘에 스포츠계, 법조계, 재계, 교육계, 의학계, 출판계 등 여러 분야가 쑥대밭이 되었다. 그야말로 ‘자본주의의 창의적인 파괴’였다. - 65쪽

자산의 규모에 따라 개인의 가치가 판단되는 사회에서 ‘정직’은 아름다운 이상일 뿐 현실에서는 ‘속임수’가 승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속임수가 발각될 확률이 점점 적어지고 설령 발각된다 하더라도 그 처벌은 미미하다. 그에 비해 속임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공의 열매는 너무나 크고 달콤하다.

인생의 2막을 사랑하는 미국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돈과 명성이 따라오면 과거의 죄는 편안하게 잊힌다.
- 318쪽

속임수, ‘승자 독식 사회’에서 살아남는 성공 키워드
캘러헌은 특정 부류의 예외적인 사람들만 속임수를 쓰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사람들 사이에 거짓과 편법이 횡행한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급속한 성장기와 침체기를 겪으면서 계층 간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특정 일부층에 부가 쏠리게 되면서 승자와 패자 사이의 격차가 나날이 벌어지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자가 된 사람이 얻는 열매는 더욱 커진 반면, 패자는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빠듯한 생활비로 연명하는 현실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승자가 되기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속임수를 쓰지 않으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피해의식이 생겨난다. 이는 곧 ‘나만 그러는 게 아니다’라는 자기변명을 낳게 되며, 결국 많은 사람들이 ‘편법’, ‘속임수’라는 무기를 선택하게 된다.

널리 유행하는 규칙보다 우리가 세운 규칙에 따라 행동할 경우 삶이 고달파진다. 다시 말해 영웅이 되어야 한다. 영웅으로 사느니 속임수 문화에 편승하는 것이 훨씬 쉽다. 게다가 속임수가 일상화된 체계 안에 깊이 빠져 있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부패한 규칙에 따라 행동하기 쉽다. …중략… 속임수의 유혹은 매우 강하다. 속임수는 앞서나갈 수 있는 비밀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부당한 이익 취득을 부담스럽게 여기지만, 경제적 압력에 처하거나 코앞에서 대롱거리는 당근이 충분히 클 경우 많은 사람이 양심을 저버린다. 사회 분위기 전반이 부정을 용인할 경우 양심을 저버리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 40쪽

사회 가치의 변화, 부패의 확산
얼마 전 일본 아소 총리는 고령자 의료비 문제에 대해, “몸 관리를 못해 골골거리는 사람들의 의료비가 왜 우리 주머니에서 나가야 하는가?”라고 발언해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하지만 진짜로 무서운 것은 막말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의 이면에 깔린 실패는 자신이 초래한 것이라는 승자 위주의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의 사건은 캘러헌이 주장한 속임수의 증가가 초래한 세 가지 가치의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우선, 개인주의가 극심한 이기주의로 바뀐다. 둘째, 돈이 사람보다 더 중요해진다. 그리고 셋째,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진 반면 약자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삶의 패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보통 사람이 권력형 사기를 당해 피해를 입어도 오히려 피해자 탓으로 돌린다. 예를 들어, 기업 스캔들이 터졌을 때 많은 논객이 엔론과 월드콤 등 부패한 기업에 투자했다 손해 본 사람들을 멍청하다고 비웃었다. 엔론이 도산하자 한 대학생은 이렇게 평했다.
“평생 저축한 돈을 날린 투자자들은 어리석은 투자 결정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자산을 분산해야 한다는 평범한 규칙을 따르지 않았거든요.”
언론에서도 이러한 견해를 똑같이 되풀이했다. 엔론 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떠안고 401(k)에 묶여 있는 동안 최고 경영진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처분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을 때조차도. - 158쪽

캘러헌은 역사적으로 1960년대의 반물질주의가 팽배했던 시대에서 점차 자유로운 경쟁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가 되면서, 부의 불평등은 사람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 순기능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말한다. 부는 열심히 일해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상이었으며, 사람들이 돈을 버는 데 치중하는 것이 오히려 미덕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와 사람들은 수익을 얻기 위해 더욱 인색하고 야비해졌고, 그 결과로 개인주의는 기존 사회규범을 가차 없이 공격했다. 결국 많은 사람이 다른 의무보다 자신의 욕구를 맨 위에 올려놓게 되면서, 지역사회나 가족, 정치 생활과 관련된 공동의 목표나 공동체의 가치는 점차 그 자리를 잃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화의 가치는 전쟁이나 평화, 호황과 불황, 인구 변동과 과학기술의 변화 등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대세에 의해 주로 정해진다. 가치는 또한 사회운동, 종교적 각성, 지식인의 행동주의, 특정한 생활 방식을 목청껏 주창하며 유행을 선도하는 사회 저명인사에 의해 형성되기도 한다. 여기에 대중 언론까지 등장하면서 사회의 가치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빨라졌다. …중략… 돈과 지위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세하기 위해 부정직하게 편법을 동원하는 행동이 용인되는 분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추세다. 돈과 경력이 관련될 경우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잘못된 선택도 서슴지 않는다. - 135쪽

민주주의 사회가 유지되려면 사람들의 권리와 책임을 규정하는 사회계약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사회계약이 사회 전반에 걸쳐 공정하게 적용된다는 사람들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고, 규칙을 깨는 사람들은 상을 받을 때 사회계약은 그 효력을 상실한다. 캘러헌은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체계가 자신에게 공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할 경우 윤리관을 쉽게 바꾸는 경향이 있으며,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승자가 되면 정치권력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속임수가 횡행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경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20년간 부유층은 다른 계층과 비교해 엄청나게 더 부유해졌을 뿐 아니라 새로운 방법으로 정치 영역에 부를 투자해왔다. 부자들은 정부 모든 부처의 법과 각종 규제에 영향을 미치며 부를 사용해 속임수가 용인되도록 법을 왜곡하고, 법을 고쳐 속임수를 적법한 행동으로 둔갑시키고, 속임수가 덜미를 잡혀도 처벌받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간다. - 198~199쪽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체계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보상을 눈앞에서 흔들어대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오늘날의 기업 문화는 극심한 수준의 경쟁을 요구하고 또한 미화한다. 그런 가운데 성공하는 계층은 중요한 분야에서의 정부 규제를 무력화하며 경제적 살인을 저질러놓고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법을 뜯어고치고 있다. - 133쪽

속임수 문화에서 빠져나오기
캘러헌은 속임수는 결국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좁혀지지만, 이러한 선택은 문화·정치·경제의 영향력에 많이 좌우된다고 말한다. 정직하게 살기로 결심한 사람들도 어느 순간부터 속임수를 쓰게 되면서 자신의 행동을 너무나 쉽게 합리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캘러헌은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1. 새로운 사회계약 마련 : 속임수는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이 지배하는 곳에서 기승을 부린다. 따라서 이러한 근본 원인을 뿌리 뽑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계약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규칙을 지키기만 하면 누구나 앞서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하고,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똑같은 처벌을 받는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하며, 우리 모두는 똑같은 ‘윤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저마다의 분야에서 결실을 거두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사회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2. 새로운 차원의 성과주의 확립 : 속임수 문화를 근절하려면 밖으로는 정부의 압력과 안으로는 내부 개선을 통해 기업과 전문직 업계를 개혁해야 한다. 아울러 민간 부문은 너무나 자주 부정직을 조장하는 편협한 성과주의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기업 스스로가 윤리 지침을 정하고 내부적으로 감시해야 하며, 수익만으로 결과를 판단하는 풍토를 바꾸어야 한다.

3. 윤리 교육 강조 및 궰화 : 다음 세대가 좀 더 윤리적인 사회를 건설하고 유지할 수 있으려면, 오늘날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속임수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어릴 때부터 개인의 이익을 뛰어넘어 원칙을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인성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성 교육을 학교 교과 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속임수는 불평등과 경제적인 불안이 지배하는 곳에서 기승을 부린다. 속임수는 정부가 부자들의 이익에 휘둘려 공명정대하게 정의를 실현할 의지가 부족한 곳에서 기승을 부린다. 속임수는 돈과 성공이 왕이고, 승자는 매일 권력을 남용하더라도 무조건 대접받는 곳에서 기승을 부린다. 속임수를 줄이려면 이러한 근본 원인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 우리 모두 한 배에 타고 있다는 믿음을, 우리 모두 똑같은 ‘윤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저마다의 분야에서 결실을 거두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사회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 325쪽 

데이비드 캘러헌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속임수 문화를 고삐 풀린 시장경제의 도덕성 실추가 빚어낸 결과로 본다. 《치팅 컬처》는 우리 사회의 탐욕의 문화와 맞서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 케빈 필립스, 《미국의 왕조》 저자
 



저자는 우리 사회 곳곳에 부정이 판치고 있으며,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사기’도 서슴지 않거나 ‘나만 그런 게 아니다’라고 합리화하면서 자기 행동의 도덕성 유무는 안중에도 없는 현실을 설득력 있게 입증해 보인다.
- 데세렛 모닝 뉴스
 



우리 사회 곳곳에 속임수가 만연하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매체와 연구기관에서 이러한 현상을 파헤쳐왔지만, 그중에서 단연 《치팅 컬처》는 단연 돋보인다. 이보다 분노와 열정과 설득력으로 무장한 책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 볼티모어 선
 



《치팅 컬처》는 우리 사회의 윤리가 어째서 무너졌는지 우리가 알고 싶었던 것 모두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우리의 파손된 윤리 나침반을 신중한 판단력과 매서운 눈길로 꼼꼼하게 조사한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우리를 미치게 하고 부끄럽게 만들면서 동시에 희망과 변화에의 의지를 품게 만드는 몇 안 되는 책이므로.
-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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